질문내용
플랍에서 내가 C벳을 했고, 상대는 그냥 콜만 해서 블러프 캡처라고 생각했는데, 턴에서 갑자기 강하게 레이즈를 해옵니다. 강한 핸드면 플랍에서 이미 올렸을 텐데, 왜 굳이 턴에서 뒤늦게 세게 나오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이런 턴 레이즈는 보통 진짜일까요? 아니면 압박용 심리전일까요?
답변입니다.
상대가 플랍에서 콜만 하고 턴에서 갑자기 강하게 나오는 건 단순한 템포 변화가 아니라, 액션 설계가 들어간 시점입니다. 핵심은 ‘왜 플랍에서 레이즈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턴에서 바뀐 보드 상황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입니다. 이 두 가지를 보면 대부분의 턴 레이즈 의도는 드러납니다.
플랍 콜 후 턴 레이즈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셋이나 투페어처럼 이미 강한 핸드를 플랍에서 숨기고, 밸류 극대화를 위해 턴까지 끌고 온 경우. 이럴 땐 보통 보드가 드라이하거나, 내가 거의 무조건 C벳하는 이미지일 때 상대가 트랩을 선택합니다. 둘째는 드로우가 강화됐을 때, 예를 들어 플랍에 백도어 플러시+스트레이트 드로우가 있던 상대가 턴에서 메이저 드로우를 잡고 반격하는 형태. 이건 블러프 반전이기 때문에 SPR과 상대 성향을 따져야 합니다. 셋째는 전형적인 세미블러프입니다. 플랍에서 리딩을 뺏을 수 없으니 턴에서 압박을 시도하는 형태로, 특히 내가 턴에서 속도 조절을 하거나 사이즈를 줄였을 때 자주 튀어나옵니다.
턴 레이즈는 속도보다 보드와 이미지에 맞는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보드가 7♦8♦2♠에서 플랍에서 콜, 턴에서 Q♣가 떨어졌고 상대가 레이즈한다면, 그 Q가 의미를 갖는 카드인지 분석해야 합니다. 상대가 Qx로 오픈엔디드 드로우를 완성했을 수도 있고, Q♦J♦ 같은 드로우를 세미블러프로 전환했을 수도 있습니다.
턴 레이즈를 당했을 때 내가 할 일은 하나입니다. ’내 핸드가 이 보드에서 상대의 레인지에 앞서 있는가?’를 따지고, 플랍부터 턴까지 상대가 그 핸드로 이렇게 플레이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갑자기 세게 나왔으니까 무섭다”로는 결코 실전에서 승산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