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내용

프리플랍에서 내가 레이즈하고, 플랍에서 C벳을 하려는 타이밍에 미들포지션에 있던 상대가 갑자기 먼저 베팅해옵니다. 보통 내가 마지막 액션을 한 쪽이라 체크가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격이 나와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런 미들포지션 덩크는 뭘 노리는 액션일까요?

답변입니다.

미들포지션 덩크베팅은 ‘비정상’이라서 더 위험합니다. 대부분의 덩크는 블라인드 포지션에서, 내가 레이저고 상대는 디펜딩일 때 등장하는데, 중간 포지션에서 나오는 덩크는 플랍 텍스처와 상대의 의도, 그리고 내 이미지까지 총합한 계산된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는 보드 컨트롤 목적입니다. 내가 프리플랍에서 레이즈를 하고, 플랍에서 C벳을 날릴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상대는 주도권을 내가지는 걸 거부하고 먼저 리드를 해버리는 겁니다. 특히 내가 C벳 빈도가 높은 스타일이라면, 플랍에서 먼저 치고 나옴으로써 압박을 유도하거나 내 사이즈를 제어하는 효과를 노립니다.

두 번째는 숨겨진 밸류 핸드를 저렴하게 밸류 뽑기 위한 라인입니다. 예를 들어 보드가 9♣7♠3♥이고 상대가 9♥8♥ 같은 핸드를 가지고 있다면, C벳에 체크콜로 가는 것보다 먼저 30~40% 팟 사이즈로 덩크를 때리는 게 더 많은 콜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체크를 먼저 하면 내가 체크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밸류 손실을 막으려는 구조입니다.

세 번째는 역트랩의 일환입니다. 보드가 K♠7♠6♦이고, 상대가 셋이나 투페어 같은 강한 핸드를 갖고 있을 때, 내가 C벳하고 레이즈하는 라인에 대해 미리 선공을 가해 흐름을 왜곡시키는 전략입니다. 특히 이런 덩크는 사이즈가 중간 이상으로 클 때가 많고, 리버까지 주도권을 상대가 끌고 가려는 시도입니다.

중요한 건, 미들포지션에서 나오는 덩크는 ‘사고’를 전제로 한다는 것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반응이 아니라, 내가 어떤 액션을 했고, 그에 따라 자신이 어떤 흐름을 만들지까지 생각한 다음에 튀어나오는 겁니다. 그러니 단순히 “내가 공격하려 했는데 이상한 액션이 나왔다”가 아니라, 이게 의도된 반격인지, 정돈된 밸류라인인지, 아니면 어설픈 블러프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덩크를 만났을 때는 ‘콜이 맞는가?’를 고민하기 전에 ‘이 액션이 왜 나왔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콜을 누르면, 실전에서는 대부분 손해로 돌아옵니다.